축구
[아시안컵] 51년의 꿈 무너져.... 한국, 일본에 승부차기 패
운명의 한·일전이 벌어지는 카타르 도하는 25일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 현재 맑은 날씨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아시안컵 준결승전이 벌어질 오후4시25분에는 18℃ 정도의 맑은 날씨가 예고돼 있다. 경기가 벌어질 알 가라파 스타디움은 조광래팀이 조별예선을 치른 곳인 만큼 익숙하다.대표팀은 숙소인 도하 메리어트호텔에서 오전9시 아침 식사를 한 뒤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점심 시간은 낮12시 30분이다.오후 1시30분 의무팀·지원팀 등 선발대가 경기장으로 출발하고 선수단은 1시간 뒤인 오후 2시30분 출발한다. 호텔에서 경기장까지는 버스로 30분 정도 걸린다.한국은 일본전에서 빨간색 상의-흰색 하의-빨간색 스타킹을 착용한다. 일본은 상하의, 스타킹 모두 파란색이다.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조용형과 황재원을 25일 오후10시25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일본과 아시안컵 준결승전에 중앙 수비수로 투입했다.조 감독은 경기 전 발표한 선발 명단에서 조용형과 황재원을 이영표, 차두리와 함께 포백에 포함시켰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에서 이정수와 함께 한국의 중앙 수비를 책임졌던 조용형은 아시안컵 개막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다른 포지션에서는 변화가 없다. 최전방에 지동원이 서고 그 아래 구자철이 포진한다. 좌우 미드필더로는 박지성과 이청용이 출전하고 수비형 미드필드 역할은 이용래와 기성용이 책임진다. 골문은 정성룡이 지킨다.74번째 한·일전. 초반 분위기를 경기 주도권을 쥔 것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두터운 허리라인을 앞세워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다. 적극적인 공격으로 코너킥을 이끌어냈다. 일본은 전반 10분까지 3개의 코너킥을 얻어냈다. 이와마사와 오카자키는 위협적인 헤딩 슈팅으로 한국 골문으로 노렸다. 일본은 전반 10분까지 점유율 58-42로 앞섰다.이날 경기에서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박지성은 전반 12분 일본의 주장 하세베 마코토와 공중볼 다툼을 벌이다 경고를 받았다. 한국은 전반 초반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한국의 첫 기회를 만들어낸 주인공은 주장 박지성이었다. 페널티 박스 왼편에서 파울을 얻어냈고 기성용이 감감적인 프리킥으로 골문을 노렸다. 가와시마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았고 조용형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수비벽에 막혔다. 곧바로 위기가 왔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빠르게 전환한 일본은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오카자키가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골과 다름 없는 슈팅이었지만 정성룡의 수퍼 세이브에 막혔다. 전반 초반 밀리던 상황. 분위기를 바꾼 것은 이번에도 박지성이었다. 전반 22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중볼 다툼을 벌이던 그가 곤노의 파울을 이끌어냈다. 페널티킥 선언. 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기성용은 원숭이 표정을 흉내내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골이 없는 박지성은 결정적인 순간 빛났다.선제골 이후 거세게 몰아치던 한국은 역습 한 방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지구 특공대' 지동원·구자철의 위협적인 슈팅으로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전반 36분 측면 돌파를 허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번에도 왼쪽이었다. 왼쪽 측면 수비수 나가토모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며 기회를 만들어냈다. 중앙으로 쇄도하던 마에다 료이치는 간결한 터치로 나가토모의 패스를 방향을 바꿔놓으며 골 맛을 보았다. 일본 측면 수비수들의 뒤로 들어가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패스 정확도가 71%로 한국보다 3%정도 앞섰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마에다에게 결정적인 슈팅을 허용했지만 다행히 골문을 벗어났다. 양팀은 전반을 1-1로 마쳤다.후반 초반은 전반 초반과 양상이 비슷했다. 일본이 주도권을 잡은 가운데 한국은 세트피스 상황을 노렸다. '지구 특공대'는 끊임없이 상대 진영으로 쇄도해 들어갔다. 전반 15분 지동원이 왼쪽 측면을 집요하게 돌파한 뒤 구자철에게 공을 넘겼다. 구자철은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옆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한국의 벤치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손흥민·염기훈·유병수·홍정호 등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조 감독의 첫 번째 교체카드는 홍정호였다 후반 20분 최전방 공격수 지동원과 교체 투입됐다. 포메이션은 4-1-4-1 형태로 바뀌었다. 일본의 미드필드 패스 플레이를 봉쇄하겠다는 의도였다. 홍정호는 포백 수비진 앞에 위치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구자철이 최전방으로 올라갔다. 전형 변화 후 흐름을 가져온 한국은 후반 26분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구자철의 패스를 받은 이청용이 아크 정면에서 파울을 얻어냈다. 이용래가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찼다. 가와시마 골키퍼의 타이밍을 빼앗은 완벽한 슈팅이었지만 골문을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승부에 마침표를 찍기 위한 두번째 교체 선택은 손흥민이었다. 후반 37분 교체 투입되자마자 우측 측면에서 분주히 움직였다. 일본은 90분을 거의 다 보낸 뒤 첫 번째 선수 교체를 했다. 가가와 신지와 호소가이를 바꿨다. 하지만 양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도 정규시간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8강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벌이게 됐다. 연장 전반 밀어붙이던 한국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황재원의 파울이었다. 연장 전반 7분 황재원이 오카자키의 쇄도를 막다가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정성룡은 키커로 나선 혼다의 슈팅 방향을 정확히 읽고 막아냈지만 호소가이가 재차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5경기 중 3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내주는 실수를 범했다. 조 감독의 마지막 선택은 키 1m96cm의 장신 김신욱이었다. 중앙 수비수 조용형 대신 김신욱을 투입해 공격력을 극대하겠다는 계산이다. 일본은 전반전에 동점골을 넣었던 마에다를 불러들이고 수비수 이노하에게 뒷문을 맡겼다.동점골을 향한 한국의 총공세는 매서웠다. 연장 후반 손흥민의 슈팅은 수비수를 맞고 골문 옆으로 빗나갔다. 될 듯 될 듯 한 발이 부족했다. 한국 선수들은 기회가 무위로 그칠 때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최전방 김신욱의 머리를 노렸지만 페널티 박스 안에 밀집된 일본 수비진을 뚫지 못했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마지막 기회가 왔다. 이영표가 얻어낸 파울. 김신욱이 떨어뜨린 공을 혼전 중에 황재원이 마무리했다. 연장 전반 페널티킥을 허용했던 황재원은 자신이 저지를 실수를 만회한 기쁨에 포효했다. 승부는 결국 승부차기로 가려지게 됐다. 길고 힘겨웠던 승부. 승리의 여신은 일본 편이었다. 일본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 일본은 혼다와 오카자키가 차분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앞서나간 방면, 한국은 구자철·이용래의 슈팅이 번번이 가와시마의 선방에 막혔다. 세 번째 키커로 나선 홍정호까지 실축하며 51년만의 아시안컵 정상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도하=김종력 기자 [raul7@joongang.co.kr]
2011.01.25 23:06